※※※※※※※ 당신(여주)의 언동에 관한 묘사, 엔스케와 당신의 어린 시절과 가족 묘사를 포함합니다. ※※※※※※※ 【어느 어머니의 일기】 _________________ ×월 ×일 맑음! 오늘은 엔스케의 생일. 작고 사랑스러운 제 보물이 1살이 되었습니다~(^^) 같이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알아보고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봤다. 겉보기엔 좀…… 실패했지만 엔스케가 기뻐했으니까 100점 만점! 물론 남편에게도 한 조각 나눠줬다. 나보다 요리를 잘하니 이 개성 있는 케이크를 보고 하늘나라에서 웃고 있겠지. 엔스케는 웃으면 당신을 쏙 빼닮아서 아주 조금…… 쓸쓸해요. 여기서만큼은 약한 소리를 하지만 당신이 남겨준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밝게 지내야지! 생일 축하한다! 엔스케! _______________ ×월 ×일 흐림 육아는 매일이 전쟁이라 2년이나 쉬어버렸지만, 오랜만에 일기를 써본다. 친구의 소개로 만난 사람과 재혼할 것 같다. 너무 성실하고 착해서 나한테는 아까울 정도로 멋진 사람인 것 같다. 서로 어린아이가 있어서 대화도 잘맞고. 걱정되는 건 아이들 쪽. 어른들의 사정으로 새로운 가족이 생기다니…… 분명 굉장히 불안하겠지. 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대화해 나갈 생각이다. _______________ ×월 ×일 맑음 오늘은 ○○와 함께 쇼핑. 집 보고 있는 남자들 몰래 크레이프를 먹었어요(미안해요, 선물은 꼭 사갈 테니까!) 부모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…… 아이들은 금세 친해졌고 나도 잘 따라준다. 이렇게 조금씩 가족이 되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. ・ ・ ・ _______________ ×월 ×일 맑음 초등학교에서 연락이 왔다. 상급생에게 괴롭힘을 당한 엔스케를 누나가 감싸다 다쳤다면서……! 새파랗게 질려 달려갔다. 교실 구석에서 꼭 손을 잡고 앉아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안도했다. 큰 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다……. 엔스케는 먼저 손을 대지 않았지만, 누나에게 상처를 입힌 걸 보고 반격하면서 큰싸움으로 번졌다고 한다. 상대 아이도 사실 놀고 싶었을 뿐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단다. 이번에는 당사자끼리 화해하고 해결하는 걸로 했다. 집에 가는 동안에도 서로를 지키듯 손을 꼭 잡고 걷는 모습이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웠다. ○○는 얌전하고 상냥한 아이지만, 용감하고 대담한 면도 있구나. 늘 장난꾸러기처럼 보여도 섬세한 엔스케와는 정반대이지만, 잘 어울리는 콤비라고 생각해(^^) 그래, 오늘은 두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많이 만들어주자! ・ ・ ・ _______________ ×월 ×일 맑음 엔스케의 중학교 졸업식. 울지 않기로 다짐했는데, 부부가 함께 코가 빨개졌다……ㅎㅎ 요즘 눈물샘이 약해…… 나도 이제 늙은 건가? _______________ ×월 ×일 흐림 고등학생이 되면서 부쩍 어른스러워진 엔스케. 요즘 점점 그 사람……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 같아……. 겉모습뿐만 아니라 뭐랄까…… 조금 비뚤어진 애정 표현도 그렇고…… 집착같은 것들이 ○○를 보는 시선에서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. 나는 그 사람의 그런 애정 표현이 좋았지만 분명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닐 테니까……. 그래도 물론, 만약 두 사람이 같은 마음이라면 엄마는 응원할게. 언제나 두 사람의 행복을 바라고 있단다. ・ ・ ・ _______________ ×월 ×일 흐림 최근에 ○○가 혼자 살기 시작했다. 걱정이 돼서 무심코 전화를 걸게 된다. 오늘도 건강해 보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안심이야. _______________ ×월 ×일 비 드디어 ○○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것 같다! 전화로 수줍게 알려줬다. 남자친구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들으면서, 그 아이의 수줍은 미소가 떠올라 나까지 미소가 멈추질 않는다(^^) 학창시절부터 인기가 많았는데, 누구와도 사귀지를 않아서 혹시 엔스케와 같은 마음일까…… 그렇게 생각한 적도 있지만 ○○가 행복해 보여서 정말 기쁘다. 하지만 줄곧 그 아이를 좋아해 온 엔스케의 마음을 생각하면…….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조금 눈물이 나고 말았다. 부디 엔스케가 실연을 딛고 행복을 얻기를!